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이 2026년 6월 30일 내놓은 하반기 크레딧 전망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기준금리 인상 초반의 부담이 하반기 내내 채권시장을 누르고, 회사채는 발행보다 상환이 많은 '순상환' 흐름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시점은 올해 하반기가 아니라 내년 연초로 제시됐다. 금리가 오르는데 왜 회사채 발행이 줄어드는지, 그 구조를 데이터로 풀어봤다.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채권시장은 왜 먼저 약해질까
금리 인상은 보통 '채권에 나쁘다'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실제로는 타이밍이 갈린다. 삼성증권은 인상 초반과 후반을 나눠서 본다.
인상 초반에는 단기금리가 먼저 뛴다. 기업 입장에선 돈 빌리는 비용이 올라가고, 투자자 쪽에서는 짧게 굴리며 이자를 챙기던 '캐리 수요'가 줄어든다. 이 두 가지가 겹치면서 국채 대비 회사채의 가산금리, 즉 크레딧 스프레드가 벌어진다.
반대로 인상 후반부로 가면 분위기가 바뀐다. '금리를 어디까지 올릴까'라는 최종 레벨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채권금리가 되레 내려가고, 높아진 절대금리를 노린 매수세가 들어온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가 아직 그 초반 구간에 가깝다는 점이다.
2010년 이후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기를 보면, 인상을 시작하기 전부터 국채금리가 오르고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패턴이 반복됐다. 지금 국면도 그 초입에 서 있다는 게 리포트의 판단이다.
회사채는 지금 '순상환' 중 — 발행보다 갚는 게 많다
가장 눈에 띄는 데이터는 회사채 발행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회사채는 원래 상반기에 몰리고 하반기에 줄어드는 '상고하저' 패턴이 있는데, 올해는 그 감소폭이 더 크다.

일반 회사채 반기별 발행 (자료: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Infomax)
삼성증권 추정으로 2026년 일반 회사채 발행은 상반기 43조원에서 하반기 23조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상반기에도 발행보다 상환이 많은 순상환이 이어졌는데, 하반기 만기 물량마저 적어 신규 발행 유인이 더 약하다.
기업이 회사채를 미루는 이유는 단순하다. 조달 비용 때문이다. AA- 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가 4% 중반을 넘어서자,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 대출과 CP(기업어음) 같은 단기 조달로 갈아탔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회사채가 줄어든 만큼 CP 발행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장기 자금인 회사채를 단기 자금으로 대체하는 셈인데, 이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회사채 발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시점을 리포트가 내년 연초로 미룬 배경이다.
늘어나는 채권, 줄어드는 채권 — 섹터가 갈린다
같은 크레딧 채권이라도 수급은 제각각이다. 삼성증권은 하반기에 공사채와 은행채는 순발행이 늘고, 여전채(카드·캐피탈채)와 회사채는 부진할 것으로 구분했다.
공사채는 재정 확대 기조가 배경이다. 특히 한전채와 LH공사채 발행이 늘어난다. 은행채는 연말 유동성 규제 탓에 하반기 발행이 많아지는 구조인데, 이번엔 기업·산업·수출입은행 같은 특수은행채,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은행채(중금채) 발행이 주도한다.
여기서 한전 이야기를 짚고 넘어갈 만하다. 한전채 발행이 왜 이렇게 시장의 관심사가 됐는지는 과거 실적을 보면 이해가 쉽다.

한전 별도 영업이익 추이 (자료: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Infomax)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한전은 별도 기준 34조원 규모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적자로 자본이 줄자 채권 발행 여력에도 제동이 걸려, 2027년까지 예외적으로 사채 발행 한도를 늘려 둔 상태다. 리포트는 2028년 한도 정상화를 위해 앞으로 약 10조원의 순상환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상반기 미-이란 사태로 유가가 다시 오른 점은 하반기 한전채 발행이 재차 늘어날 수 있는 변수다.
여전채는 반대 방향이다. 2024년 이후 여전채를 대거 사줬던 레포펀드가 금리 인상기에 환매로 돌아서면, 그동안의 매수 수요가 빠지면서 회사채 대비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리포트의 시각이다. 과거 비슷한 국면에서 여전채-회사채 스프레드가 빠르게 벌어졌던 만큼, 연말 여전채 흐름은 특히 지켜볼 대목이다.
기준금리는 3.5%까지? 한·미가 엇갈린다
이 모든 그림의 뿌리에는 기준금리 전망이 있다. 삼성증권은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반대로 움직일 것으로 봤다.

한·미 기준금리 전망 경로 (자료: 삼성증권 전망·Infomax)
한국은 중립금리(성장·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수준, 2.75~2.25%)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오르면서 인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2026년 7월과 10월, 2027년 2월과 5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올려 2027년 5월 3.5%에 이른다는 시나리오다. 반대로 미국은 정상화 차원의 인하로 3.25%까지 내려, 한·미 금리 역전은 내년 상반기 안에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채금리 레벨은 이미 기준금리 3.5% 수준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게 리포트의 해석이다. 기준금리가 3.5%를 넘지 않는다면 지금 국채·회사채 금리는 충분히 높은 편이지만, 최종 레벨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하반기 중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봤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채 발행이 줄면 개인 투자자에게 무슨 의미인가요?
발행 감소와 스프레드 확대는 단기적으로 채권 가격에 부담이지만, 뒤집어 보면 높아진 절대금리라는 매력도 함께 커진다는 뜻입니다. 다만 회복 시점과 금리 경로 모두 증권사 전망치라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Q. 그럼 지금 채권을 사도 되나요?
삼성증권은 크레딧 시장 회복 시점을 내년 연초로 제시했을 뿐, 매수 신호를 준 것은 아닙니다. 최종 기준금리 레벨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추정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은 본인의 상황에 맞춰 신중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정리
올해 하반기 크레딧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초반의 부담을 그대로 안고 간다. 회사채는 순상환이 이어지고, 기업은 회사채 대신 CP로 자금을 돌린다. 공사채·은행채는 늘고 여전채·회사채는 줄어드는 섹터별 차별화도 뚜렷하다. 리포트가 지목한 회복 시점은 내년 연초. 그 전까지 체크할 지표는 결국 하나다. 최종 기준금리 레벨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언제 걷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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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채권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추정치는 증권사 전망으로 실제와 다를 수 있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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